가을바다
어쩌면 이렇게도 가슴이 아팠을까
파도를 침대삼은 해안가 저 바위도
피멍든 나의 속내를 수습하지 못한다
깊은 밤 작은 소리에도 발작을 일으킬 때
온 몸 던져 부여잡은 딸애 두 손 놓지 못해
바다도 조현 병 앓아 정신 줄 놓고 있다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려고 찾아간 길
번뇌를 잠재우듯 와불상*은 누워있고
청아한 목탁소리에 놀빛만 짙어간다
*제주시 외도동 대원암 앞바다에 있는 세계유일의 해수관세음보살 와불상 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