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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나라 작품방

Home > 시조나라방 > 시조나라 작품방
제목 단시조집 "딱!" 등록일 2021.05.30 09:34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422



딱!.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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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무순>


달팽이 1

 

 

느릿느릿 가는데 무슨 욕심 더 부리랴

 

집 한 채 있으면 그걸로 만족한데

 

축축한 봄날이 오면 느림보로 살고 싶다

 

 

 

 

봄 1

 

 

왕벚꽃 흐드러진

길모퉁이 돌아서면

 

발그레 어린 내가

침 흘리며 서있다

 

김 오른

봉성올레에

어머니의 상애떡

 

 

  

 

아지랑이





겨우내 훈련시킨

꼬마 병정 몰려온다


순식간 온 동네를

휘감아 친 그 열기가


한소끔

어릴 적 기억

포박을 풀고 있다




벚꽃 3





이건 분명 역모를 꾸미는 게 틀림없어


은밀한 계획들이 서서히 드러날 때


세상을 뒤집어 버리자 일순간 꽃불 튀네




빗물





마음이 젖을수록

몸은 더욱 움츠리고


속울음도 빗물 속에

오롯이 뱉고 보면


유난히

붉은 동백꽃

하염없이 떨어지네




딱!





요 며칠 술맛이 좋아 코 비뚤어지도록 마셨는데



오늘은 음주 단속에 걸리고 말았네



시치미 딱! 뗀 담쟁이 낮달만 마셨다네







지팡이





현관 옆에 세워둔

굽이 닳은 지팡이


곰팡이가 슬어버려

버리려는 찰나에


아버지

애정만큼은

버리지를 못하네




서부두 밤바다





누가 이 바다에 음표를 걸어놨나


깜빡이는  불빛 따라 습관처럼 목청 높이면


사라봉 등대를 잡고 밤바다를 지휘한다



눈 내린 아침

 

 

 

백악기 한 세기 쯤 건너온 눈만 같다

 

깊게 파인 새 발자국 화석으로 찍혀서

 

아무도

밟지 못한다

 

저 하얀 고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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