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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나라 작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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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음보밖의 가을 등록일 2016.03.02 18:06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217

음보밖의 가을



저물녘 햇살이 이토록 고운 것은
황금 옷을 겹겹 입은 그대 있어 그런 것
가끔은 노래 부르는 새가 있어 그런 것

조용히 바람도 장단을 맞춰주고
들어주는 이 없어도 한 곡조 뽑아내는데
내 음곈 엇박자로 떠 낮은 음으로 흐른다

걸어가는 이 길에도 쉼표가 있는 걸까
실직의 건반들을 오선지에 담아 봐도
여태껏 못 다한 노래 골목길을 맴돈다

발그레 취한 반달 반 박자 쉬어갈 때
나 닮은 가을빛이 곁에 와 머무르며
쳐진 등 활짝 펴라며 악보 한 장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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