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보밖의 가을
저물녘 햇살이 이토록 고운 것은 황금 옷을 겹겹 입은 그대 있어 그런 것 가끔은 노래 부르는 새가 있어 그런 것
조용히 바람도 장단을 맞춰주고 들어주는 이 없어도 한 곡조 뽑아내는데 내 음곈 엇박자로 떠 낮은 음으로 흐른다
걸어가는 이 길에도 쉼표가 있는 걸까 실직의 건반들을 오선지에 담아 봐도 여태껏 못 다한 노래 골목길을 맴돈다
발그레 취한 반달 반 박자 쉬어갈 때 나 닮은 가을빛이 곁에 와 머무르며 쳐진 등 활짝 펴라며 악보 한 장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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