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안쪽
김진숙
강 건너 빗장을 풀고 누군가 올 것 같다
굽이굽이 접어두었던 그리움에 마냥 젖는
늦가을 먹먹한 가슴 끌어안는 두물머리
어쩌면 물과 물은 이별한 적 없었지
남과 북이 갈라져 등 돌려 흘러온 날에도
끝끝내 서로가 만나 손가락을 걸었으니
우리는 이곳에 와 물이 되어도 좋겠다
스며들어 하나가 되는 여울 속 당신과 나는
물안개 다발로 피는 아침, 푸른 만남을 보리니
<좋은시조>2018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