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가루분 1호
강현덕
이 산만 감아 돌면 그녀가 보일 텐데
첫눈이 내려온다 펄럭, 펄럭인다
한밤을 달려보아도 닿아지지 않는 길
그녀는 이제 그 손 놓으려 한다는데
오래된 그 동굴을 허물려 한다는데
그러나 남은 숨들은 아끼고 있다는데
어린 날 내 소풍 때 따라온 하얀 얼굴
첫눈 같은 가루분 1호 햇살에 날리던 향기
마지막 숨 참는 동안 그날처럼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