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猫한 동거
김윤숙
서로가 시침 떼며
허공 향해 몇 달째
차르르 인기척엔 기웃 들어 올린 발
비단향 나무 뒤로 가
몸을 납작 낮춘다
저만 안 보여
드러나는 흰털박이 길냥이
유리창 밖 서성이는 그림에 가을 왔다
경계를 침범하지 않아 참 딱한 게으름에도
<오늘의시조 16호 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