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을 닦다
오영호
4월 꽃샘추위도
물러난 환한 대낮
때가 낄 대로 낀 농막의 유리창을
닦는다
하얀 수건이
새까맣게 타 버렸다
몇 번을 닦고 닦아도
창문 밖이 흐린 것은
앞만 보며 달려온
불투명한 삶인 것을
그래도
오늘만이라도
투명하게 닦고 싶다
<좋은시조 2020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