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경전 經典
신춘희
손가락이 무언가를 가만히 가리킬 때
그 끝을 보지 말고 그 끝에 앉아라
가만히 눈을 감고서 홀로에 들어라
눈을 가만 뜨고서 손가락 너머를 보아라
무엇이 있는지 무엇을 말하는지
천천히 살펴보면서 마음에 들여라
손가락 끝에서 누리를 직시하면
앉은 자리마저도 가이없는 허공이다
그래서 걸어야 한다 손가락 너머 별을 향해
<신춘희 시조집 식물의 사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