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장마*
송인영
불구의 몸으로 소를 키운 큰아버지
사라진 그 봄처럼 여태 소식도 몰라
곶자왈 무성해진 안개
소문처럼 떠돌고
가냘픈 풀잎들에게 찢을 듯 달려들어
세상에 향 꽂듯 내리는 무자년의 비
제삿날 아침부터 찾아와
된소리로 쌓이고
*4월 제주에서의 짧은 기간의 우기.
<영언동인 제7집 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