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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김남규 시집 <나의 소년에게> 등록일 2023.02.15 20:03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279






나의 소년에게.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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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외 수상. 시집 『밤만 사는 당신』 외, 연구서 『한국 근대시의 정형률 연구』, 문장작법서 『글쓰기 파내려가기』, 『한 권으로 끝내는 서평과 논문』, 현대시조입문서 『오늘부터 쓰시조』, 평론집 『리듬은 존재 저편으로』, 인문학서 『모던걸 모던보이의 경성 인문학』 발간. 21세기시조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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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꽃


기침이 멈추지 않아
듣기만 했는데도
밤을 채, 쓰지 못했어
불행만 나눠가졌지
계절은
꽃받침처럼
우리를
감싸고

*

조각조각 흩어진 꽃
사람과 사람 두 송이 꽃
어디에 둘 수 없는 꽃
완성해야 꽃이 되는 꽃
영원히
만들지 않을 거야
기쁨의 끝을
미룰 거야



나의 소년에게


소년을
살해한 그는
소년만
찾는 소녈 만났고
소녀를
달래지 못해
세계를
펴 보였다
여기는
우리만
노래하는 곳
행과 연은
우리 것

*

마음을
파묘해본다
계속 질문하면
신께 갈 것이다
얼굴을 다
쏟아낼 때까지
마음 없이 운다
소년처럼 운다
울 때만
소녀가 왔다 갔다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그대에게


소년은 지킬 것이고
소녀는 버틸 것이네

무의미한 손장난
아침까지 영원하길

소년은
소녀의 집을
지나치고
울 것이네

*

너무 빨리 말해버린
먼 후일 늦을 고백

선 긋고 최대한 멀리
근접하는 내기처럼

소년은
삶을 멀리 던지네
넘지 않도록
닿지 않도록


행복한 나의 집


아들의 말이 늘수록 마음에 넘치는 생활
냉장고 가득 채운 여름과 실패와 은유
우리는
행간을 넓히면서
각자 벽에
붙어 잡니다

깻잎을 잡아주듯 말 없는 저녁의 마음
계절은 비에 갇혔고 얼굴에 물이 고여요
우리는
벽지 속에 길을 잃고
선풍기만
웁니다


클라우드

읽다 만 소설처럼
당신은 곁에 있다
우리는 이중나선
저녁에만 보는 사이
구름은
항상 집에만 있는지
한통속의
생활


숱 많은 슬픔으로
괄호는 닫지 못하고
비가 비를 복사하도록
무능한 하늘을 본다




마음에 내리는 마음
우산을 빚진
우리


주거나 혹은 잃는


아침 늦게 일어난 감정
여전히 베인 살갗처럼
빨갛게 물들을 하루
상처는 아물면 죽지
마음을
너에게 두었는데
어디 갔지
마음은?

*

말 없는 마음 없지만
말 못할 마음도 있지
수많은 어제를 울리고
밤을 놓친 너를 울리고
결국은
하나의 우산 밑에
있을 거면서
왜 그랬지?

*

마음은 없지 않은데
찾진 못하겠어
네게 방금 배웠는데
지금 울면 되는 거지?
이 시가
여름날의 이야기로
남았으면
좋겠어


살구 같은 것


베어 먹는 것

혼자 먹는 것

흐르는 것

짓무른 것

단단히

박힌 씨앗처럼

우리들이

가진 것


나쁜 소문


용언 없이 환유만 남자 세계가 저물어간다

소문을 견디는 밤 마음이 멀리 가는 밤

어둠이 얼굴을 먹어치운다 마침표가 떨어진다

괄호를 닫는 일은 오늘까지 책임지는 일

가진 적 없는 깃발을 기꺼이 내줄 것이다

3월은 한쪽 눈 감고 온다 나쁜 소문이 그렇듯



믿음을 믿는 일


베개에 귀를 대고
계시를 기다리네
기도는 솟아오르고
눈물은 살아 있고
마음이
얼굴을 먹어치우네
말도 없는
당신에게

*

점점 밤은 두꺼워지고
침묵이 어깨를 치고
당신을 기다렸으나
이야기는 망칠 것이네
잠들면
거둬갈 하루치 영혼
목적 없는
어둠으로


사랑의 역사 役事


온갖이라는 말처럼 새 그릇을 알아볼게

백 년 동안 함께 할 식탁
원래 꿈은 낮에 하는 것

수없이
볼bowl에 담겼던 계절
컵에 묻은
저녁까지

최대한 부수지 않고 레고를 치워볼게

아빠엄마를 연기하고
비밀 만드는 아이 같이

당신과
밤새 그림 그릴 거야
세상 모든
말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