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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심석정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8.08.07 09:22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723


심석정.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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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정

경남 창원 출생

2004년 계간 <시조문학> 신인상

2011년 제1회 울산시조문학상

2012년 이호우 이영도 시조문학상 신인상

2012년 정형시집 <향기를 배접하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국제시조협회, 울산시조시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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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 진 후 뒤집힌 속을

가만 다독이는 강

 

길목마다 몸을 섞는

하천 지친 실개천들

 

강물은

편 가르지 않는다.....

다만

바다에 닿을 뿐......

 

 

물푸레나무를 읽다

 

 

아마도 너는 전생에 지중해였던 게다

무수하게 반짝이는 저 푸른 물조각들

물푸레, 길게 부르면 온몸으로 출렁이는 

 

초록의 씨알들이 눈을 뜨는 골짜기

그 바다 넓은 품을 온통 다 지고 와서

그것도 짙은 쪽빛만 뼛속까지 끌고 와서

 

전생에 너는 아마도 지중해 파도던 게다

바람도 물빛 바람 온 산맥을 휘감고 와

환골을 다 끝낸 바다, 눈부시다 푸른 전언

 

 

이맘때

 

 

가지와 가지 사이가 묽어지는 오후 한때

 

늦저녁 바람이 와서 하늘을 당겨 매고

 

제 몸의 깊이를 다 잰 나뭇잎 붉게 진다

 

 

허공에 돌을 던져 가만히 귀를 댄다

 

중심에서 멀어지는 파문 혹은 깊은 고요

 

잠행이 끝났다보다 우듬지에 별 돋는다 

 

 

찔레꽃

 

 

야야, 니 머리가 언제 그리 세 버렸노

 

나는 인제부터 머리 염색 안 할란다

 

아파라, 야윈 이마에

 

하얀 꽃잎 흩느니

 

 

소복하게 햇살 피어 하르르 내리는 길

 

언제 그랬냐는 듯 꽃 다 이운 이 길에서

 

허공에 꽃그림 그려 당신께로 보냅니다

 

 

11월

-부부

 

 

실금 간 국그릇처럼

 

구멍난 양말처럼

 

 

다 낡은 셔츠 한 장

 

꽃에 걸린 빈 방처럼

 

 

그 길로 이안삼각의,

 

누가 절며 오고 있다

 

 

주남 저수지 3

-가시연

 

 

여기 서면 네 생각도 늪처럼 깊고 깊다

 

바람이 세고 있느 낮달의 물주름을

 

무심히 툭 치고 가는 깃이 붉은 새 한마리

 

 

수면이 흔들리는 건 바람 때문이 아니다

 

야만의 가시들을 하나 둘 뽑아내며

 

당신을 사랑한다는 건 눈물을 참는 일이다

 

 

그러나 봄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

 

 

 

찢어지게 가난해서 빈손만 내민 나무

 

 

그 무게 견디느라 허리가 굽었구나

 

 

긴 팔을 둥글게 휘어 오는 봄을 가늠하는

 

 

 

아기는 엄마 등에서 분홍빛 잠이 들고

 

 

이고 가는 바구니엔 따뜻함이 담겼겠네

 

 

눈썹이 젖는가보다, 가지 끝이 촉촉하다

 

 

 

동박새 동백에 들듯

-시법詩法

 

 

 

내 사랑은 불랙홀이네

활활 타는 블랙홀이네

 

엄동에

갓 벙근 꽃,

그 동백에 동박새 들듯

 

서릿발 성성 박혀도

무심하리

저 바람

 

 

 

초승달 2

 

 

 

좁은 속 더욱 좁게 웅크리고 앉아서

 

 

안으로만 울을쳤네, 너는 괄호 밖이라고

 

 

등 돌린 광대무면이 네 넓이를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