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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윤경희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6.10.28 20:05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2054

=========================차 례==================================

목련 / 홍류동 계곡 / 입동 / 겨울 메타세쿼이아 / 오동도 동백 /

점자블록 / 태양의 혀 / 스프링쿨러 / 이팝꽃 // 실직 / 신도시 /

======================================================== =====

 

목련

 

 

창백한 순백의 여인 나직이 고개 떨구고

빈 창가 문 두드리며 파르르 떨고 있다

 

팽팽한

 

젓가슴 부풀어

 

속살이

 

보일듯

 

말 듯 

 

 

홍류동 계곡 

 

 

마침내 저 붉은 외침 이파리들의 반란

 

삽시간 번져 오는 걷잡을 수 없는 혁명

 

머리채 붙잡힌 산자락

 

물속에 감금당하고,

 

 

입동

 

 

늦가을, 마른 숲들이 일제히 쿨럭인다

 

항홀히 바스러지는 저 환한 폐부 한쪽

 

여태껏 보지 못했던 실핏줄들이 불끈하다

 

 

 

겨울 메타세쿼이아 

 

 

그대, 푸른 청춘은 어쩌면 한순간이었지

 

미련없이 벗어라 절명의 옷자락이여

 

심장에 수직으로 선

정지된 나의 피사체

 

 

 

오동도 동백

 

 

그리움에 목이 타는 한 여자를 보았네

 

안개 속에 갇혀

눈시울 붉히는

 

한마디

말도 못 건넨

화석이 된

그 여자

 

 

 

점자블록

 

 

 

무심코 밟은 바닥이 누군가의 눈이었다

 

손을 내민듯한 울퉁불퉁한 촉수였다

 

틈 사이 갇혀 있었던 누군가의 길이었다

 

 

 

태양의 혀

 

 

 

때론, 독기 품은 숨겨 둔 칼날이었다가

 

세상 다 녹일듯한 자애의 모습으로

 

물렁뼈 붉게 자라는, 더 붉게 말言이 자라는

 

 

 

스프링쿨러

 

 

저리 공중을 향해

내뺕는 한마디 말

 

독백으로 젖는 따뜻한 파편들이다

 

굶주린

광야의 백성

비로소 환한 얼굴

 

 

이팝꽃

 

 

나이들면 밥심으로 산다 하시던 아버지

 

서너 달 곡기 끊고 빈 밥그릇 되어 갔다

 

헤식은

쌀밥 한 그릇

고봉으로 피었네 

 

 

 

실직

 

 

어둔 골목 내딛는 사내의 발자국 소리

 

닳은 구두 뒤축, 밤마다 달빛을 밟네

 

삐거덕

삐거덕 거리는

 

저 늦은 밤의 귀가

 

 

 

신도시

 

 

가난이 죄인 양 무더기로 쫓겨났습니다

 

그림자조차 남김없이 싹둑, 잘렸습니다

 

흉흉한 소문을 밟고 거만하게 섰습니다

윤경희 (2017.01.01 01:29)
감사합니다. 이제야 방문을 열어봅니다. 삭제
강상돈 (2017.10.01 19:15)
무슨 말씀을요...앞으로도 종종 들어와 좋은글 많이 남겨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