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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고봉선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7.08.20 16:01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809


고봉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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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선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출생

2005년 미래문학 등단

2009년 제주신인문학상

젊은 시조문학회 회원

애월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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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4월들녘

 

 

 

발아래 볕고사리들

채근담을 읽고 있네

 

굽혔다 필 때마다

허리를 두들기네

 

저만치 홍자성洪自誠이가

물뿌리고

 

 

 

담쟁이

 

 

초록 손을 흔들며

찰싹찰싹

안겨 붙네

 

돌하르방 심장에도

피가 도는

오월

 

불현듯 떠오른 친구

주소록을 뒤진다

 

 

 

수레국화

 

 

레프트훅 라이트훅

왈짜들이 달려들어

 

한바탕 소란을 떠는

우리 집 아침 마당

 

한가득 배달되었다.

하양 분홍

보라

 

 

찔레꽃

 

 

꽃들도 오월이면

시집가고 싶은가 봐

 

가지 끝 잎새마다

연지곤지 찍어 발라

 

하얗게 면사포 쓰고

담장 슬쩍

 

 

할미꽃

 

 

산허리 깍이고

다시 또

깍입니다

 

등 따시게

배부르게

살기 위함이라죠

 

아, 젊어 골다공증이라나

지팡이를

주세요

 

 

나팔꽃

 

 

비가 와도 나팔꽃은

오늘 일을 미루지 않아

아스팔트 그 위로

물그림자 새겨가며

뚜뚜뚜, 어서 일어나 

기상나팔

분다

 

눈을 떴다 하여

깨어난 건 아니잖아

가랑비에 젖은 옷도

젖은 채로 입고 사는

분리대 나팔꽃 송이가

나랑 함께

걷는다

 

 

독도 멍석딸기

 

 

차라리 음담패설이면

웃고나 말 일이지

 

무대포 저들의 억지

낯 뜨거워 죽겠네

 

독관사 홈페이지가

새빨갛게

 

 

물봉선

 

 

꼬투리 하나쯤은

누구나 갖고 살지

 

차라리 드러내자

그게 살길이라며

 

성 다른 봉선이 둘이

그넷줄을 탄단다

 

 

부처꽃

 

 

순금의 불상보다

소중한 걸 아시나요

 

진정한 출가란

노숙에서 시작된다며

 

차라리 발 닿는 곳에

가부좌를

 

 

으아리

 

 

하얀 꽃 송이송이

십자가 목에 걸고

 

하나님 말씀따라

부처님도 알고 싶어

 

사찰 안 담벼락에서

부처 경전

읽어요

 

 

비짜루 국화

 

 

실직에 막가 봐야

노숙밖에 더 있겠니,

 

국화 송이 탈을 쓰고

거리 쓸던 그 사람

 

지는 해 한 줄기조차

따뜻하다

합니다

 

 

자주쓴풀

 

 

쓴소리 자주 들어야

빛깔 고운 법이란다

 

불도저 포클레인

인제 그만 물려줘요

 

한 번쯤 저의 쓴소리

들어 달라

합니다

 

 

광대나물

 

 

주머니 열어두어라,

어릿광대 나가신다

 

설피도 없다네요

털장갑도 없다네요

 

그래도 내 통장으로

봄이 쌓여 오네요

 

 

석류

 

 

열네 살

다민이

이마에 동그마니

 

주저앉은 저 여드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터졌다, 우리 다민이

사춘기를

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