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노산시조문학상 수상작]
증심사 가는 길
염창권
산밭에 묻어둔 수저 한 벌
배고플까,
비탈진 생각은 저문 강을 건넜다
네 간 곳, 차마 묻지 못한다
찬 빗돌을 올려준다
돌을 쪼아 탑이나 부도를 세운 곳은
그 중심에 고요의 심지가 꽂혀 있다
흰 실을 붙들고 피는 꽃
젖은 몸이 뜨겁다
너라는 절 하나를 마음속에 지은 뒤로
시들지 않는 꽃이나 죄가 자꾸 피었다
오후의 불티 속에서
증심證心에 핀, 꽃잎들!
<경남시조 2021. 3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