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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2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조당선작(없음) 등록일 2022.01.01 08:29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456

[2022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없음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문학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마스크로 대변되는 시대의 자화상 앞에서 '신춘문예'라는 기대와 설렘을 갖는 것은 사치일까. 심사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가져본 생각이다.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은 모두 40여 편(8명)이다. 우리는 어느 한 편의 시조가 새해 벽두에 희망의 환한 불씨가 되길 기대하면서 각각의 작품을 숙독하고 논의했다. 좋은 시조를 쓴다는 것은 자신의 경험과 감각, 그리고 깊은 사유와 고뇌에서 비롯되며, 문장과 율격을 살피고 이미지를 잘 살려 묘사와 진술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데 있다.



오랜 논의 끝에 '제천(祭天)', '모를 심다', '노을 점묘' 를 최종심에 올렸다. 작품 '제천(祭天)'은 4수(首)로 된 연시조로 제단이나 탑 등을 통해 '인간의 난처한 곳'을 환유하고 하늘에 올리는 제의를 형상화했다. 이러한 신화적 사유가 얼핏 눈에 들어오지만 몇몇 곳에서 시조의 율격이 크게 벗어나고 설명적인 부분이 많아 작품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모를 심다'는 2수로 된 연시조로서 '모(禾)'의 동음이의어인 '모(母)', 즉 기표와 기의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모(禾)를 모(母)로 환치하여 어머니의 희생성과 아낌없이 내주는 벼의 속성을 등치하여 시편을 꾸렸다. "어머니를 심으면/ 따뜻한 밥이 될까"나 "길가에 빈 몸으로 선/ 한 묶음의 어머니"와 같은 시구에 시선이 머문다.


 그렇지만 시상의 깊이가 한계로 느껴진다. '노을 점묘'는 그림을 그리듯 점층적으로 시상을 펼쳐나간다. 마치 자동차가 평지를 주행하듯 밋밋하며, "서녘의 화첩을 열어 안식에 들고 있다"는 넷째 수에 이르러야 비로소 시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시조는 풀림보다 압축의 미를 견지하지 않는가.



오랜 논의 후에 새해 벽두에 내보일 새로운 목소리를 지닌, 미래의 가능성이 돋보이는, 완성도가 높은 그런 참신한 작품을 우리는 찾지 못했다.



<심사위원 오승철(시인), 홍성운(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