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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등록일 2018.12.31 21:27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663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당선작]

 

MPD(multiple personality disorder·다중인격장애)

김나비

 

 

포르말린 가득 찬 유리병을 본 적 있니
 
시간을 베고 누운 병 속의 표본처럼
 
내 몸속 수많은 사람 보관되어 있지
 
 
 
네모난 구멍들이 뚫려있는 몸통에
 
각진 불이 켜지는 한밤이 찾아오면

사람이 꿈틀거리는 유충처럼 보이지 



몸속엔 살인범도 그를 쫓는 형사도 살지 

술병의 병목 부는 나팔수도 하나 있지 

심장엔 물방울 같은 아이들이 뛰어 놀지 



바람이 어깨 펴고 옆구리를 치고 가면 

철커덕 휘청이며 키를 높이 세우지 

가슴에 현대아파트 이름표가 반짝이지

 

 

[심사평]

 

시험관 들여다보고 관찰하듯 현 시대·사람 객관화

   

 

340여 편에 이르는 작품들을 놓고 우선 예심을 보았다.
 
열두 분의 작품을 골라내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미 많이 다루어져 식상한 작품은 비록 율격을 잘 갖추고 있어도 내려놓았다.
 
기성작품을 모방한 듯한 작품도 탈락을 면치 못하였다. 참신한 생각을 바탕으로 한 패기와 열정의 도전정신이 없다면 신춘문예에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비슷비슷한 수준의 작품들을 놓고 먼저 결함을 찾아내었다. 회고적, 애상적인 작품은 비록 세련미와 이미지의 선명함이 드러나도 최종선을 넘을 수 없었다. 또한 추상적, 관념적인 작품들도 내려놓았다.
 
'까치집' '길고양이 삽화' '어떤 점검표' '쿠웬 씨의 하루' '고구마 순' 'MPD(다중인격장애)'가 마지막까지 남았다. 그 중 노모의 거칠어진 머리카락과 빛바랜 까치집의 비유가 절묘한 '까치집'과 감칠맛 나는 시어와 긴장미를 일으키는 '길고양이 삽화', 참신한 발상과 현 시대와 사람들의 인격장애를 마치 시험관을 들여다보고 관찰하듯 객관화한 'MPD' 작품을 두고 고심했다. 세 분 모두 제출한 다른 작품들도 우수했다.

그 중에서 'MPD'를 당선작으로 민다. 그의 다른 작품 '기억렌지 사용법' '치매'를 두고 무엇을 당선작으로 할까 고심했다. 물론 작품이 다 좋았다는 뜻도 있지만 정형률에 걸림돌이 보이고, 치매 같은 제목에 망설임이 있었던 탓이다. 앞으로 당선자가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새로움, 패기, 개성이 선명하게 드러난 작품을 선정하게 된 것은 큰 기쁨이다. 시조단에 새로운 흐름을 일으키는 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으며 당선을 축하한다. 심사위원 전연희

 

[당선소감]

 

오랫동안 꾸던 꿈의 소리 이제야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