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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7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등록일 2017.01.02 08:31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630

[당선작]

인어의 꿈

임채주


바닥을 기고 있는 인어 같은 저 남자
풀 수 없는 가슴앓이 누군들 알까마는

진창길 바닥에서도 꿈을 줍고 있나보다


눈물로 짓이겨온 질척이는 저잣거리
밀고 가는 무거운 짐, 고단한 삶이지만
저 길이 끝날 즈음에 일어설 수 있겠지

찢어져 펄럭이는 검은 고무 가죽
또다시 동여매고 두 팔로 끌다보면
인어가 바다를 가듯 푸른 생이 열릴거야

 

 

 

[심사평]

 

주제와 작품의 완성도 높이 평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마다 예비 문인들은 신인 등용문인 신춘문예에 대한 기대로 설렌다.

2017년도 경남신문 신춘문예는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도민은 물론 전국 응모자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지면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시조부문 응모자 중에는 중국과 미주지역의 투고자도 있었다. 이는 경남신춘의 오랜 전통과 역사의 한 단면이며 세계로 넓혀 가는 당당한 행보라 할 것이다.

응모된 작품 186편 가운데 최종적으로 심사위원의 손에 남은 작품은 조우리씨의 ‘뼈의 누각’, 박수근씨의 ‘음각의 물새’, 장은해씨의 ‘무당거미 해를 물다’, 임채주씨의 ‘인어의 꿈’이었다. 종심에 오른 조우리씨와 박수근씨, 장은해씨의 경우 많은 수련의 흔적과 언어를 다루는 솜씨가 남다른 점은 평가할 수 있었지만 장과 장 혹은 각 수 간의 이미지가 단절된다든지 난해함으로 인해 주제의 모호성을 극복하지 못한 경우라 아쉬웠다.

임채주씨의 작품들은 주제와 작품의 완결성에서 평가를 받았다.

응모된 세 편 모두 고른 수준을 보이고 있어 안정감에서 믿음을 얻을 수 있었으나, 신인으로서 이미지의 참신성과 에스프리가 다소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었다.

‘인어의 꿈’은 불구의 몸으로 곤고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꿈꾸는 밝은 날이 올 것이라는 예언적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그 꿈을 접지 말라는 희망과 꿈을 제시해 놓았다. 다른 응모자들의 작품보다 완성도를 높이 산 임채주씨의 ‘인어의 꿈’을 당선작으로 밀기로 하였다.

새해 벽두를 열어젖히며 어려운 이웃에 눈을 돌리는 따뜻한 시인의 마음이 잘 전달되리라 믿는다. 많은 수련으로 대성하기를 빈다.

(심사위원 김연동·서일옥 )

 

 

 

[당선소감]

 

아!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올 수 있다니, 당선 소식을 듣는 순간 꿈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고함을 질렀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혼자만의 고독한 투쟁이었는데, 무언가에 매달려 나를 만든다는 것은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나이 들어가면서 이대로 평생을 살아가라고 한다면 너무나 허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살 수 없다는 결론에 목표를 세우고, 뒤늦게 대학생이 되어 어린 친구들과 문학도의 길을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부족한 실력은 저를 매일 매질하였지만 이것만은 놓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버티었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사물이 조금씩 달라 보이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첫 관문을 통과하였습니다.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매질을 하겠지요.

저는 기꺼이 그 길을 걸어갑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채주는 끝까지 해내고 말 걸, 이라며 저를 믿어준 친구들과 지인, 여러 선생님, 고맙습니다.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약속드립니다. 저의 좌우명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린다.’ 느린 걸음이지만 꾸준히 노력하여 익힘으로 걸어가겠습니다. 신문사 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1967년 거창 출생 △창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