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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8년 중앙신인문학상 - 시조부문 등록일 2017.12.20 22:50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534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

 

      

도배를 하다

최광모

 

 

 

벽속에 숨어버린 얼룩진 독거의 세상

 

행복했던 기억들은 미라가 되었지만

 

남겨진 꽃의 흔적이 허공을 물고 있다

 

그 불면 증명하듯 누렇게 부푼 벽지

 

말할 수 없는 침묵 목숨처럼 그러안고

 

어제 또 장편소설을 어둠에 새겼을까

 

화석 같은 외로움 안 아프게 매만져서

 

눌어붙은 한숨을 긁어내고 닦아내면

 

하얗게 피어난 벽이 햇살처럼 웃겠지

 

 

--------

최광모

1970년경북 김천 출생. 멘토스학원장. 김천고 김천대 강사. 교상학당 시조아카데미 회원     

 

 

[심사평]   


 

심사위원 일동은 예년과는 달리 응모자의 이름이 완전히 지워진 원고뭉치들을 하나씩 받았다.


순도 100%의 객관성이 담보된 이와 같은 심사방식은 아주 신선하고 뒷맛도 흔쾌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응모작 가운데서는 신인이 갖추어야 할 최고의 미덕인 바로 그 신선함을

 

확실하게 보여준 작품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한 가운데 '도배를 하다' , ‘냉장고 파먹기’, ‘’,


마릴린 목련등이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였다.

 

결국 투고 작품 전체가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도배를 하다의 작가에게 장원의

 

방점을 찍기로 했다. ‘도배를 하다는 도배를 하면서 방안에서 일어났던 개인사의 갖

 

가지 곡절과 애환들을 참 애틋하고도 따뜻하게 직조한 가품(佳品)이다. 눈에 번쩍

 

띄는 경구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작품이 안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시상의 전개에

 

도 무리가 없다. 수상을 뜨겁게 축하하며, 좀 더 거칠고 담대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심사위원=박권숙·박명숙·염창권·이종문(대표집필 이종문)

 

    

[당선소감] 시조공부하며 세상의 편견 지우게 돼

 

 

당선되었다는 소식에, 유난히 날카로운 12월 칼바람처럼 갑자기 위통이 몰려왔습니

 

. 기쁨과 동시에 찾아온 그 당선의 부담감에 오랫동안 허둥거렸습니다.

  

 

삶의 무게로 인해 글을 쓰지 못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부

 

끄러운 변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남몰래 세상의 벽에 시를 쓰고 지운 흔적

 

들이 오늘 새삼 선명히 다가와, 서둘러 그곳에 볼을 대고 따뜻한 온기를 전했습니

 

. 시조의 형식은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라는 틀, 사회라는

 

, 틀이 존재하므로 그 행복도 자유의 가치도 더욱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시조를 공부하면서 무엇보다도 삶과 세상의 편견을 지우게 된 것은 저의 복록이라

 

생각합니다. 시조의 그 정형 속에서 무한한 자유를 느끼게 해주신 이교상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중앙일보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교상학당 시조아카데미 회원분들

 

과 기쁨을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