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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 백일장

Home > 수상작품실 > 중앙시조백일장
제목 2020년 04월 중앙시조백일장 수상작 등록일 2020.05.07 09:06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464

[중앙 시조 백일장] 4월 수상작

      

〈장원〉

접속 
-박민교
 
앞과 뒤의 맥락이 끊겨서는 안 된다
밀도 없는 말은 원관념을 넘어서고
방임도 두기로 한다 둘 다 설 수 있을 때까지
 
양단(兩端)이 대치하는 즉흥적 설정으로
경계를 넘지 못하는 밀폐된 혼잣말  
가두고 있어야 하는가 미열을 앓듯이
 
사랑의 보조관념은 미완의 기교일 뿐  
한정된 온도로 최후를 증명한다  
동시에 하나로 모인다 절정에서 맞닿는다
 
◆박민교
박민교

박민교

1967년 서울생. 경기대학교 예술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동양철학 전공 석사.

 
 
 
 
 
 

〈차상〉

사의재*를 읽다 
-김숙
 
유배로 울타리 친 적막한 세상 뒤쪽  
포구를 당겨 놓은 기억의 저 편에는  
시대에 표류를 했던 한 사내가 보인다
 
눈 붉은 위리안치 문뱃내 뱉고 있고  
주모의 죽비 소리 초당을 깨워간다
적소를 적신 어둠에 베갯잇이 젖는데
 
목민의 뜨거운 꿈 기지개 켜려는가  
갈증이 잦추러 대는 꼿꼿한 붓끝 너머
조선의 어둑새벽이 희붐하게 열린다
 
*다산이 강진 유배 초기 4년간 머물렀던 주막집  
 

〈차하〉

폐업
-김현숙
 
멈춰 선 조리기구 불 꺼진 조명 간판
금전수 된서리에 시한부로 누워있고
뻘쭘한 ‘대박나세요’ 흙바람에 나부끼네
 

〈이달의 심사평〉

밤바람이 다소 드세긴 해도 눈부신 4월이다. 이달 장원은 박민교 씨의 ‘접속’이다. 언어의 원관념이 비유의 과정이 되는 보조관념을 거쳐 어떻게 구체적으로 형상화되는지를 잘 나타냈다. ‘앞과 뒤의 맥락이 끊’기지 않고 ‘한정된 온도로 최후를 증명’하기까지를. 이는 또 열고, 펼치고, 맺는 시조의 전개방식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언어의 다층적 매력을 잘 나타내었다.

  차상은 김숙 씨의 ‘사의재를 읽다’다. 목민심서 탄생 비화다. 시대를 아파하는 180년 전의 다산을 소환해 눈에 보이는 듯 생생하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목소리도 기승전결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무척 안정적이다. 첫 수는 기, 둘째 수는 승, 셋째 수는 전과 결에 해당한다. 이러한 시적 전개 논리가 신뢰를 불러일으켰다.
 
차하는 김현숙 씨의 ‘폐업’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더 많이 보이는 가슴 아픈 현실을 짧고 강렬하게 그렸다. 거기 있는 식물이 ‘금전수’라 더 슬프고 나부끼는 깃발에 적힌 글씨가 ‘대박나세요’라 더 아프다. ‘멈춰 선 조리기구’나 ‘불 꺼진 조명 간판’과의 선명한 대비가 주는 효과다. 조우리, 최영근, 남궁증 씨의 작품들도 한참 논의했음을 밝힌다.  
 
심사위원: 김삼환, 강현덕 (심사평: 강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