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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 백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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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앙시조백일장 2016년 09월 수상작 등록일 2016.10.02 11:42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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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나목’에 노모 투영시켜
언어부림 완성도 올린 수작


벌레소리에 심신이 투명해지는 9월, 풍성한 결실을 기대했으나 응모작품들은 전 달에 비해 양과 질 모두가 미진하다. 그러나 그중 빛나는 감각의 투망질이 돋보이는 몇몇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이 달의 장원에 오른 이가은의 ‘입동’은 시조미학에 대한 탄탄한 사유와 선명한 이미지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처리된 수작이었다. ‘잎 다 놓은 나무’에 ‘한 평생 거두어갈 때의 노모’를 투영시킴으로써 ‘입동’이라는 절기의 의미를 죽음의 통과제의인 입사식의 의미로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푸른 나날 빠져나가/ 멍든 몸만 덩그러니’ 남은 나목의 모습이 종장에서 생을 마친 노모의 기억으로 급격히 반전되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밀도 높은 언어 부림의 솜씨가 흥미로웠다.

차상에 오른 장옥경의 ‘타래난초’ 역시 자연물인 ‘타래난초’를 내밀한 자의식의 공간으로 불러들여 형상화했다. 꽃줄기가 뭉쳐놓은 실타래 같아 나선형으로 꼬여서 꽃이 피는 타래난초의 모습에서 ‘타래타래 꼬인 삶’을 수용하고 극복하는 방식을 읽어낸다. 즉, ‘타래난초’는 ‘외줄 타고 오르는 길’이며 ‘등불’ ‘작은 꿈’ ‘하늘 종’이다가 마침내 ‘오체투지의 순례자들’로 인식된다. 마지막 수에서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주지 못하고 억지로 시상을 마무리한 듯한 느낌은 무척 아쉬웠다. 차하로는 안창섭의 ‘컴퍼스’를 선한다. 원호를 그릴 때 쓰는 도구인 ‘컴퍼스’에 착상하여 ‘당신과의 관계’를 회화적 감각으로 그려내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당신의 반지름의 말’ ‘떠날 때도 중심이다’ ‘서로를 증명하는 시작과 끝점’ 등 관념에 빠지기 쉬운 소재를 나름의 명징한 이미지로 풀어내는 역량은 갖추고 있으나 너무 도식화된 상상력이 흠으로 지적되었다.

심사위원: 염창권·박권숙(대표집필 박권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