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바람꽃
이두의
봄 산자락 응달에서 꽃잎 찢은 새가 있다
새가 꽃을? 의아한 소문 빠르게 번져 간다
바람이 때를 만난 듯 사방팔방 불어댄다
노을도 비껴 타는 저기 저 하늘에서
일곱 빛깔 구름다리 층층이 무너졌다
너도야? 나도 그랬어! 꽃들이 고개 든다
목청껏 지저귀며 꽃밭 자꾸 맴도는 죄
인터넷 거미줄이 휘몰이로 죄어온다
계란이 바위를 쳐도 금이 가는 날이 왔다
-《정음시조》 2021.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