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빵 익어가는 시간
김미정
무뜩 바람에 실려 다다른 안계 오일장
파장 길 포장마차, 허기진 골목 어귀
다발로 피어난 꽃들 고슬고슬 부풀 때
마른 꽃 한 잎으로 차갑게 식을 때면
꽃보다 아름다운 이, 이따금 돌아보라고
뭉클한 송이송이가 저리 바삐 익었지
볼연지 입술연지 꽃물 든 손톱까지
아낙의 거친 목청 휘어지는 불판위로
하나씩 튀어 오르는 꽃잎, 뜨끈뜨끈 넘길 때
-주변인과문학 2020.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