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말
  • 시조나라 작품방
시조감상실
  • 현대시조 감상
  • 고시조 감상
  • 동시조 감상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신춘문예/문학상
  • 신춘문예
  • 중앙시조백일장
제주시조방
  • 시조를 읽는 아침의 창
시조공부방
  • 시조평론
휴게실
  • 공지사항
  • 시조평론
  • 시조평론

현대시조 감상

Home > 시조감상실 > 현대시조 감상
제목 그루잠 / 강영임 등록일 2023.06.02 14:20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741
그루잠
 

포클레인 삽날이 새벽을 걷어낸다
땅 열리는 소리가 멀고도 가까운 듯
귓가에
뿌리처럼 얽혀
꾸역꾸역 내뻗는다

마당에 자목련이 복어배처럼 부푼 날
이승을 돌아들어 봄 흔든 사흘 밤낮
나는 또
삼십 년 만에
당신을 마주한다

명치끝이 꽉 메여 닿을 수 없던 길이
머리카락 한 뭉텅이 서너 줌의 유골로
시간은 한 생을 벗고도 오므린 꽃잎 같다

멈춘 심장 에크모로 두어 시간 깨워도
어린 것들 놔두고 먼 길 간 어미 마음
마흔넷
말끔히 지우고
또다시 잠을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