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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김양희 시인 시집 <제라하게> 등록일 2024.02.09 10:04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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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제주 한림 출생.
2019년 경기대 예술대학원 독서지도학과 졸업.
2016년 《시조시학》 등단.
2018년 《푸른 동시놀이터》 동시조 추천완료.
2019년 제1회 정음시조문학상 수상.
2021년 중앙시조신인상 수상.
2020년 첫 시조집 『넌 무작정 온다』.
2020년 『넌 무작정 온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
202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간지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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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발로 뒷발은

 

 

창유리 한복판을 노린재가 기어오른다

 

유소유 허허발판 무소유 뿔 세우고

 

앞발로 길을 내면서 뒷발은 길 닫으며

 

 

 

세렝게티

 

 

새끼 잃은 누 떼가 느린 바람으로 간다

 

이따금 응시하는 젖은 누낭울 언뜻

 

부시다

휜 보복 너머

대자연을 켜는 빛

 

 

 

박수기정 관점

 

 

마그마 더운 피가 파도에 굳어 버렸다

 

한라산 울분이 성두리째 엉겨 붙었다

 

난드르 그 갯바위가 드러나났다 잠겼다

 

날 세운 마음을 날 선 바위로 갈아내면

 

울분도 더운 피도 바람에 모두 불리고

 

게으른 사내의 평화 잠겼다 드러났다

 

 

 

알뜨르비행장

 

 

눈도 코도 입도 귀도 없는 아이와

눈도 코도 혀도 귀도 없는 파랑새

 

이래도

우린 괜찮아

알아볼 수 있잖아

갈아엎은 활주로 밟고 핀 무꽃무리

전장에 스러져 간 평화를 세우면서

 

그래도

우린 괜찮아

이 세상에 서 있잖아

 

 

 

이빈

 

 

널보내고 오는 길 너 숨긴 달을 만났다

 

반쪽을 잃은 하현 네 한쪽처럼 웃었다

 

빛나는 별 둘이 총 총 그의 뒤를 따랐다

 

딋달이 되어버린 널 찾아 두릿거린다

 

차올라도 이지러져도 보여주지 않는 면

 

아 멀다 귀잠에 빠진 널 깨워야 하겠는데

 

 

 

고집의 끝

 

 

미처 글러브도 없이 특설 링에 세워진

나는 누군인가 여긴 또 어디인가

세상은 해답 대신에 주먹부터 날린다

 

젠장, 이런 라운드 오르려고 올랐어

푸념이듯 잽 잽 항전이듯 어퍼컷

한 방에 때려눕히란 턱도 없는 주문을

 

사각의 링이면 벌써 누워 버렸지

몇 방 들어오고 멕이는 거 별거 아냐

흰 수건 내던지지 마 끝까지 가 보겠어

 

 

 

제라하게

 

 

어머니 오늘도 책 하영 읽었수광

 

오게 우리 딸 시집도 읽고 성경책도 읽었쪄 니네 키우멍 덮어놨던 책 보젠허난 눈도 아프곡 머리도 지끈거리곡 오죽 곱곱헌 말이가 경허여도 읽엄시난 재미정 소리내멍 읽엄쪄 소리내영 읽다보민 나 말고 꼭 누게 이신 거 닮아 당신 목소리에 당신이 기대어 사시는구나, 책 읽으멍 하영 배왐쪄게 남헌티 더 잘 허여사켜 엉턱도 부리지 말곡 이 나이에 무신 부릴 엉턱이나 이시냐마는

 

책 보멍 제라하게 좋은 건 시간이 어떵 감신지 몰람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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