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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3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당선작 등록일 2023.01.02 10:10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44


동아.jpg


○ 심사평 시조
출구를 잃어버린 인간들에게 보내는 ‘담담한 메시지’


신춘문예는 내일의 문인을 찾는 의미 있는 축제다. 이 축제로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기도 하고, 무기력한 기성 문단

이 자각하고 성찰하는 계기를 얻기도 한다. 모순과 파행으로 치닫는 현실을 비판하는 벼락같은 언어나 신음하는 시

대를 치유하고자 하는 꿈을 읽기도 한다. 그래서 심사는 언제나 흥미로우면서도 마음 한 편이 무겁고 두려운 일이

기도 하다. 풋풋하면서도 남다른 시적 상상력과 개성 넘치는 작품을 찾아내어 독자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 책무가 따르기 때문이다.


올해의 응모 작품은 대체로 평이한 수준이었다. 실험적인 작품도 특별히 보이지 않았고 가열한 시대정신도 눈에 띄

지 않았다. 소소한 일상을 그린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그 가운데 마지막까지 선자들의 손에 남아 있었던 작품은 ‘물

론’ ‘알타리 김치’ ‘참새와 탱자나무’ ‘새들도 허공에서 날개를 접는다’였다. 일상의 단면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는 작

품, 동화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 앞의 세 작품이었다. ‘물론’과 ‘알타리 김치’는 기법과 내용 면

에서 신인의 작품이라기보다는 노숙한 스타일의 노래일 뿐 아니라 시대적 울림이 부족하다고 판단됐다. ‘참새와 탱

자나무’는 스케일이 좁고 개성 면에서 다소 무표정했다. 그런 점이 보완된다면 당선권에 충분히 들 수 있는 좋은 작

품들이었다.


올해의 영광은 ‘새들도 허공에서 날개를 접는다’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야단스러운 수사도 특별한 기교도 안 보이

지만 출구를 잃어버린 현실 속에서 우리가 모색하고 추구해야 하는 응전의 메시지와 시적 미학이 담겨 있다고 봤

다.

이근배·이우걸 시조시인


당선소감 시조

접은 날개 다시 편 새처럼… 더 낮은 자세로 행간속을 날고 싶어



저 한 마리 새처럼 바람의 말씀에도 귀 기울이렵니다.

이른 아침, 까치가 요란스레 울었습니다. 햇살처럼 퍼지는 까치 울음과 함께 반가운 소식이 문득 날아들었습니다

. 아마도 구름 위를 나는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요.

그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창공을 훨훨 날던 새가 갑자기 날개를 접었습니다. 푸른 바닷속을 유영하듯 둥둥 떠 있던 새는 조용히 나뭇가지 위

로 내려앉았습니다. 새는 더 바짝 바람의 말씀에 귀를 열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다시금 방향을 잡은 새는 날개를

 힘차게 휘저으며 하늘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길 위에서 종종 길을 잃곤 했습니다.

날마다 짓찧는 나의 어깨는 더욱 좁아질 뿐이었습니다. 발버둥 칠수록 시조의 길은 멀어지기만 했습니다. 성급한

 날갯짓에 떠밀려간 고요는 미처 읽지도 못했습니다. 그 새가 일러주었습니다. 고요 속에도 귀를 열면 바람의 길을

 볼 수 있다고요. 허공에도 길이 있듯, 행간에도 길이 있다고요.

이제야 길이 보이는 듯합니다.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여는 것만큼 가슴 설레는 일이 또 있을까요. 저에게 기꺼이 드높은 시조의 문을 열어주신 동아

일보사와 심사위원님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더욱 낮은 자세로 깊은 행간 속

을 날겠습니다. 더 큰 나래를 펼치는 시조새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966년 대구 출생 △이화여대 사범대 졸업 △대구교육대 문예창작스토리텔링학과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