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
꺼질 수 없는 여름날이 여태까지 타고 있는
단풍잎도 따라 나선 사라봉 산책길에
한 마리 직박구리가 고요를 깨고 있다
굳은살도 이런 날이면 단풍물이 드는가
타오르지 못한 꿈 가슴깊이 품을 때
제 몸을 뜨겁게 태운 흔적 하나 보인다
듬성듬성 밟아온 아픔은 지워졌다
근육질 저 소나무 나선형으로 길을 내주고
오늘도 놀을 벗 삼아 가쁜 숨을 내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