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우光海雨
온다는 소문 없이 누가 이리 오는가
날개 접던 바닷새도 자리 뜨는 어등포구에
멀미를 끝낸 파도가 간신 몸을 비튼다
당쟁으로 쫓겨나온 느닷없는 유배 길에
말 못 할 억하심정 달래지도 못하고
뭍 소식 그리운 날엔 풀꽃마저 서럽다
하필 칠월 초하룻날 날씨마저 측은한데
귀 종긋 세운 능소화 담장을 넘을 때면
한순간 나의 일상에 애꿎은 비만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