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방에서
얼룩진 옷 여러 벌을 통 속에 넣는다
날름 받아 삼킨 동전 몇 닢 뒤로하고
일상에 찌든 하루를 재생하기 시작했다
껍데기만 남은 시간 거침없이 내달리고
간발의 틈도 없이 블랙홀에 빠져들 때
정신이 바짝 든 달이 방울눈 뜨고 있다
손도 발도 짓무른 그 오랜 영역에서
가부좌 틀고 앉아 누굴 그리 기다리나
막장 길 헤쳐 온 날엔 잘 마른 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