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핸드백처럼
한희정
글 위를 걷는 길이 아득하고 아득해라
깜빡깜빡 점멸등이 커서처럼 낯이 설고
반생애 휘돌아 와서 안개 속에 또 묻혀
하나 둘 모여드는 이 한 밤 부나비처럼
육하원칙 따로 노는 중년의 핸드백처럼
갖가지 생각의 갈피가 한꺼번에 덤빈다
<시조갤러리 67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