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빗살나무
김윤숙
참빗처럼 나뭇잎을 파고드는 저 햇살에
한라 능선 차오르는 치렁치렁 그 머릿결
언젠가 마주친 소녀 빛나던 이유 알겠다
어머니 나를 눕혀 서캐를 고르시던
그 손길 설핏 든 잠, 홀로 깨어 서러운 날
땀 냄새 절은 머리칼 참빗살나무 근처다
몇 번을 멈칫대다 끝내 찾지 않은 집
수직의 돌계단 산정 아래 이르러
푸르름 순명으로 받드나 붉게 익는 열매들
<정형시학 2018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