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에 들다 김윤숙
섬만 잠시 떠나도 바다에 또 끌리는지 어제는 어머니 기일 서울에서 보내고 무작정 떠내려 왔다 동해안 파도로 왔다
포항 건너 구룡포 테왁처럼 뜬 마을 무심한 바람결에도 숨비소리 베어난다 자맥질 끝낸 바다에 사투리로 내리는 눈
마늘 접 엮어놓듯 바람집 과메기 덕장 해풍에도 햇살에도 바짝 한번 못 말라 본 한 접시, 붉은 그리움 장밋빛 속살이여
아직도 안 오시네, 원정물질 어머니 춘궁기 전도금을 일수 찍듯 갚으시나 저 바다, 수경을 벗고 이 세상에 오시라
<오늘의시조시인회의지음 『해양문화의 꽃, 해녀』(황금알, 2018)>
------------------ 김윤숙
2000년《열린시학》등단. 시집 『가시낭꽃 바다』, 『장미 연못』. 현대시조 100인선 『봄은 집을 멀리 돌아가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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