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백
임채성
바람에 목을 꺾은 뭇 생령이 나뒹군다
해마다 기억상실증 도지는 봄 앞에서
상기된 얼굴을 묻고
투신하는 붉은 꽃들
죽어서 할 참회라면 살아서 진혼하라
산과 들 다 태우던 불놀이를 멈춘 섬이
지노귀 축문을 외며
꽃상여를 메고 간다
-《정음시조》 2021.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