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사용법*
박명숙
돌멩이가 사람 노릇하는 날도 있구나
정오의 역광장에 사람 대신 들어앉아
땡볕에 두들겨 맞는 벌건 날도 있구나
저마다 섬이 되어 오도 가도 못하고
그림자만 팽팽히 달구어지는 구역을
떠나면 안 되는구나 한 끼를 놓치는구나
사람이 맡기고 간 울퉁불퉁한 시간마다
목젖은 벌어지고 허기는 달려드는데
돌멩이, 돌멩이들만 점점점 가파르구나
*‘돌멩이가 줄 서는 한낮의 대전역 광장’ (2021년 7월 6일 한겨레21) 기사에
서 발상을 얻음.
-상상인 2022.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