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노래
황영숙
짐은 다 내가 질게, 태생이 등짐이니
크게 잘못한 것도 지은 죄도 없ㅈ만
휘어진 등뼈 사이에 시름을 싣고 간다
낙타가 된다는 건 자신을 버리는 일
한 걸은 한 걸음 방점을 찍어가며
눈부신 시구의 저편 물줄기를 찾는 일
어수룩한 이목구비 손이라도 성해서
웃자란 아내 가슴 멍울을 위무하며
요철凹凸로 점철된 생애 아귀를 맞추며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