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사
장지성
절기 그 발치 아래 한 자락 목숨을 깔았다
보습날에 부서지는 한 생애 일궈온 삶
거두어 서러울 것도 없을 꿈들마저 깔았다.
불빛도 둘레에는 어둠이 파장 치듯
겹겹이 포위되는 오늘과 그리고 내일
주워도 담을 것 없을 가슴 한편 빈 곳간.
시름도 만 평이면 미쁨은 몇 말(斗)인가
하나 둘 떠나가는 이농의 빈 마을에
그 들녘 트랙터 한 대가 생업을 갈아 업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