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바둑
김선화
아버지는 흑과 백, 오늘도 집을 지는다
살뜰한 아내가 차린 따뜻한 밥상 앞에
희망도 올망졸망 빛나던 젊은 시절 작은 집.
추억도 말도 잊은 삭정이 같은 손을 잡고
물기 어린 사랑 한줌, 아내 한판 슬어내리며
못 떠날 둥지 끌어안고 가슴에 돌집 짓는다.
<정형시학 2016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