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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조 감상

Home > 시조감상실 > 현대시조 감상
제목 이남순의 <산다화> 등록일 2016.05.08 19:02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2005

산다화

이남순

 

 

메시지가 도착했네

쓱 밀자

확 번지는

 

남도의 산다화가

저리 붉게 피었다네

그 불길 가슴팍으로 훅 하고 옮겨 붙네

 

헤살 놓는 바람 뚫고 저리도 꽃 붉은데

평화와 다툼 사이 내홍인들 없었을까

남도 땅, 울혈 가득한 눈물 보를 터트렸네

 

섶 여밀 겨를도 없이 앙가슴 태우더니

가슴에서 목젖으로 화엄이 솟구치네

이제야 보이는 소리 우르르 달려드네

 

 

민들레

 

 

 

언제 와 계셨을까 빛 기운 틈사이로

 

여린 바람 스쳐가도 와르르 무너질 듯

 

저 백발, 우표도 없이 만 리 길을 오셨네

 

몇 밤을 꼬박 샜을 가이없는 걱정아비

 

얼마나 꾹꾹 눌러 침 발라 쓰셨는지

 

안 봐도 다 비쳐 뵈는 아버지의 속마음

 

편지지 뒷면까지 뚜렷하게 박혀있는

 

열일곱 집 떠나서 처음 받은 삐뚤 글씨

 

짤막한 안부편지를 그 날인듯 다시 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