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꽃판
병풍을 밀쳐놓고 홑이불 걷어내자
어머니 머뭇머뭇 내생을 가고 있다
아직도 못 내린 짐 있어 반눈 뜨고 나를 본다
남루를 벗겨 내고 골고루 닦는 몸에
이생이 지고 있다
달무리 피고 있다
젖꽃판, 갈비뼈 위에 낙화인을 찍고 있다
다섯 살 다 되도록 이 젖 물고 자랐다고
앞섶을 헤쳐 보이며 빙그레 웃으시던
몽환 속 이어간 말씀, 꽃숭어리 벙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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