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밭 풍경
손예화
텃밭 안 땡볕이 모퉁이로 돌아간 곳
고구마 밭, 줄기들의 하루가 꿈틀한다
덩굴손 부침의 몸짓
구획정리 숨이 차다
한때의 잎과 줄기 어르는 듯 살아가다
물기 없이 몸 낮추며 드러누운 실뿌리에
무늬 병 잘라야 하는
구조조정 버겁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던 마른 잎 점박이여
한번쯤 사랑에 녹아 허물어진 사무침인가
바지춤 추켜올리듯
주루륵 매달린 꿈
<시조시학 2016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