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아침
이승현
뒷마당 대숲소리 삼삼히 들려오는
지하철 앞쪽 벽에 고향집 앉아 있다
다 낡은 신발 한 켤레 신발코를 쭉 빼고...
듭벙 속 저녁노을 물수제비로 덧칠하며
고샅길 우렁우렁 뛰놀던 옛 친구들
지금쯤 애들 손잡고 정자나무 돌겠지
전철이 도착하자 고향집이 사라진다
귀향 못한 사람들 우르르 밀려들고
그 틈새 나 또한 서서 하루를 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