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무, 그 안에 잠들다
박연옥
눈부신 햇빛들만 빈집에 살고 있다
깜부기 묻은 바람 가볍게 흩어지고
버려둔 옛 우물가엔 부리 닦는 산새 두엇
유년의 마당 한쪽 다 삭은 빨랫줄
뒤울엔 아직도 저녁연기 살고 있나
두고 온 그때 그 자리 반짝이는 벌레 소리
녹이 슨 양철 지붕 기우뚱한 가족사
구멍 난 온기들을 밤새워 꿰매시던
어머니 시간은 가고 골무 안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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