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를 달며
김선화
바늘귀에 실이 잘 들어가지 않는 밤 문득 이불 깁던 등 굽은 실루엣 내 모습 어머니 같아 손톱 물고 앉았다.
세월을 펄럭이며 바람결 흘러가고 빨랫줄에 햇살 함께 너울대던 하얀 홑청 올올이 건너온 시간, 숨바꼭질 하던 아이.
풀 먹인 이불 대청마루 위에 뒹굴면 바싹 마른 풀꽃 향기 은근한 품속에서 엉덩이 찰싹 붙이던 소리, 그 목소리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