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마을을 지나며
김진숙
누군가를
업어본 사람이면
다 안다
불어난 개을가에
귓볼 절로 붉어지다
기꺼이
세상을 업어
건너가던
소년처럼
누군가에게
업혀본 사람이면
가슴과 등을 만나 서로가 스며드는 것
그렇게
어두운 세상
등 돌리지 말고
내어줄 일이다
<동백문학 창간호 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