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내동 가을
박기섭
천내동 가을빛이 옛날에 눈 맞춘 너의
눈빛 같다 희망 같다 삭아 내린 맹서 같다
단추를 달면서 잠시 망설였던 어느 아침
선 채로 문득 듣는 물소리도 그렇지만
연륜의 길섶에서 따내 버린 실밥 같다
꿰매는 단춧구멍에 얼비치는 눈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