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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송두영 시인 시집엿보기 등록일 2020.01.20 14:21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359

 


송두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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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영

2013년 제주시조지상백일장 당선, 2016년 <시조시학> 등단

제주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라음문학동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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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메 둑길에서

 

 

있는 듯 없는 듯 둑길을 넘던 바람

수몰된 밭과 집터에서 손에 잡히는 옛 추억

까치발 치켜세우는 내고향, 어린 동심

 

시퍼렇게 어둠을 헤쳐 달려온 별빛

아롱진 얼굴들 저수지 수면에 채우면

세월을 헤집어 세운 수몰마을 수산리 하동*

 

 

 

* 1957년 저수지개발사업 계획에 따라 반강제적으로 이주되어 수몰된 마을  

 

 

 

환해장성

 

 

해풍의 모진 세월

 

사연 하나 심어놓고

 

 

다진 마음

 

사랑이야 있든 없든

 

굴곡진

 

시간의 층층

 

바닷가에 풀어낸다

 

 

우영밭

 

 

밭고랑 햇살 담아

 

야무지게 커준 애들

 

깻잎 뜯어

 

생된장에

 

호박잎 국 곁들이면

 

가난도 한 잎 푸성귀

 

돌아보니 푸른 날

 

 

 

목련화

 

 

빈 가지만 키워낸

 

서늘한 가슴으로

 

봄볕이 풀어 논

 

은밀한 언어 있어

 

하얗게

 

눈뜨고 있다

 

여리디 여린 보시布施 

 

 

낮달

 

 

구름도 개이고

 

시간마저 숨죽인

 

정오의 뜰에 핀

 

나 하나 의미는

 

포맷된 영원한 사랑

 

껍질 깨던 젊은 날

 

 

임진각에서

 

 

서걱대던 무릎 끌어

올라선 임진각

 

손때 묻은 난간마다

내걸어 둔 유년의 촉수

 

찾으면

산 끝에 젓는

홀로 선 눈길로

 

흰머리 한 올 두 올

새어간 틈새 사이

 

널문이* 전해주는

안타까운 사연아

 

기다림

가각본 되어 흔적마저 쓰여 있고

 

 

 

*판문점을 만들며 사라진 옛 마을 이름.

 

 

할미꽃

 

 

평화공원 한 귀퉁이

 

새움 튼지 10여년

 

아직도 버겁다

 

그 사월, 무게여

 

행불인 묘비명 옆에

 

우두커니 숙인 봄빛

 

 

벚나무

 

 

온몸으로 받아내던 삼월 한기 떨치고

같이가자 가지마다

꽃눈을 틔어내면

쌀 협상 죽음의 시위

등걸 같이 내보여

 

꽃눈에 그린 세월 불끈 쥔 한해 꿈

꿋꿋이 마주선 기다림도 시위다

맨바닥

눌어붙은 땅

마주한 봄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