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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김영란 시인 시집엿보기 등록일 2020.01.21 21:16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413

김영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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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2011년 조서일보 신춘문예 당선,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오늘의시조시인상 수상, 시조집 <꽃들의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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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안개

 

 

출구 없다

 

사각사각

이가 시린 이계절

 

피하고 싶은 세상

내 생의 변곡점에서

 

소실점 잃은 눈빛이

안개 속에 풀린다

 

 

 

고사리 장마

 

 

해마다 사월이면

 

마른 젖 탱탱 불어

 

까맣게 잊은 듯이

 

가슴에 품은 아이

 

조막손 제주고사리

 

젖 달라고 보챕니다

 

 

 

 

자주달개비

 

 

흔들리면 보랏빛 생수 같은 오월 아침

 

바람 속에 생각 속에 숨겨둔 그리움이

 

이 사랑 어쩌면 좋아

 

돛을 달고 오는 너,

 

 

 

 

장다리 꽃

 

 

일요일아침 햇살은

 

막 헹군 국수 가락

 

한 그릇 멀치장국에

 

고단한 몸 풀고는

 

춘삼월 계란고명을

 

살며시 와

 

얹었네.

 

 

 

 

종달새

 

 

난 항상

그대 앞에선

쫑알쫑알

종달새

 

그대를

만났을 때보다

만나러 갈 때

더 설레듯

 

연초록 꽈리 소리가

모슬포 항 흔들어

 

 

 

 

맑은 날

 

 

연초록 아이라인

 

곱게 바흔 갯바위

 

두루미 한 마리

 

서성이다

 

날개 펴는

 

맑은 날

 

비양도 앞바다

 

갸우뚱한

 

 

한 척

 

 

 

나팔꽃

 

 

은촛대 생일 케익

알록달록 촛불을 켜는

어쩌면

내 영혼의

눈이 부신 팡파르

 

꽃 초롱

하늘 계단에

송이

송이

 

 

 

꽃향유

 

 

나이 마흔

 

넘기고 보니

맨 얼굴이 미안타

 

두꺼워진 낯짝하며

감언이설 입술하며...

 

꽃분홍 립스틱으로

날 숨기고

싶은

날,

 

 

 

 

가을의 시

 

 

불혹을 넘긴

 

바람이 지나가네

 

오솔길 횡단하는

 

풀무치 날개 위

 

이내에 잠겨 내리는

 

고독하다,

 

풀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