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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권도중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8.02.02 19:42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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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중

1951년 안동 출생

1974년 <현대시학> 이영도 추천으로 등단

시집 <비어 하늘 가득하다>, <낮은 직선>, <네 이름으로 흘러가는 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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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나무

 

 

 

산에 가서 산에 사는 큰 나무를 보았다

눈보라 천둥마저 내심內心으로 어우르는

흔들려 분별을 넘는 그 실천을 보았다

 

상처는 바람에 맡겨 가지로 버릴 수 있다

푸름 깊이 온전하게 흔들리는 푸른 소리

중심의 여유를 찾는 뿌리 밖의 모습이다

 

흔들리며 가고 있는 그 지평地平을 보았다

뿌리가 있는 사랑이 저렇게 고요하다

큰 귀로 묵묵히 듣나 깊숙이 전하고 있다

 

 

 

연어의 귀소

 

 

 

잘 갔다 오너라 갓 부화한 연어 귀에

여린 핏줄 따라 반짝이는 흐름 속을

아득히 부르는 소리 물길 따라 갔을까

 

잔돌 사이 물무늬로 세상밖을 갔었는데

아득한 삶의 바다 어느 덧 나이 들어

벌이가 시원찮아도 찾아가는 그 물맛

 

큰고기 깊이 있고 잔고기 파닥일 때

인간의 강 시멘트 둑 다 넘어 유전하는

막막함, 지느러미로 그 귀소를 생각한다  

 

 

 

바다

 

 

배는 떠나기 위해 해안에 묶여 있네

과거의 항구로 오는 것도 새로움이야

새로운 수평선이 될 거야

모래알처럼 남을 거야

 

수평선의 세월은 수평선을 살리고

하얗게 씻긴 모래가 있다고 나는 생각해

쌀처럼 깨끗한 모래,

멀리 가지 못 할 거야  

 

 

 

안부를 묻다

 

 

 

창窓이 있는 사실을 창의 이유를 알까

저 하늘 풀고 있는  건너 간 슬픔인데,

없어서 거기에 있네 거기 있어 여기 없네

 

숲속에 가서 슬픔을 버리는 사람이

밝힐 수 없는 당신 안부를 만나다

슬픔을 버리러 가는 당신을 만난다

 

 

 

편서풍 1

 

 

 

마음이 밖을 가면 마음은 절실한 것

 

안에 늘 있었는데 너는 또 밖에 있다

 

진실은 갑갑하여라 갖힌듯 밖을 간다

 

 

 

쌓이는 빛을 따라

 

 

 

달이 허공에 있어 마당은 깨끗하다

 

쌓이는 빛을 따라 위안처럼 멀어지네

 

그대가 길을 잃어 상처마다 밝은가

 

 

 

들국화

 

 

 

그대처럼 기대고픈 낮은 이 언덕

 

가을로 다시 와서 들국화 폈다

 

내 언제 가득하다고 말한 적 있나

 

그대 소식 묻은 바람 지나갔어요

 

서리보다 먼저 와서 꺾어주세요

 

찐한 맘 살아 있다고 바람 부네요

 

 

 

봄길로 간다

 

 

 

받고 싶은 메일이 살구꽃을 지나서

복숭아 바람으로 사이사이 오고 있다

온 메일 열지 못하니 가지마다 꽃이다

 

한 통도 아닌 여러 통이 대번에 오니

못 잡은 안타까운 내용일 것 같아서

네 마음 봄길로 간다 그 길이 한이 없다

 

 

 

첫눈

 

 

 

다시 눈 오거든 만나서 걸어요 우리

당신은 차고 흰 눈 가지려면 눈물 되는 눈

아득히 높은 나목裸木 가지에 내 그리움만 찔립니다

 

나는 들개처럼 고향 들판 헤마다 지쳐

눈 덮인 버들개지 얼어붙은 개울가에라도

당신을 맑은 공기처럼 간직하겠어요

 

당신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타는 노을에

잔설이 남아서 사랑은 괴롭습니다

한밤엔 달빛 받아서 나의 계곡은 전설입니다

 

 

 

풀밭 3

 

 

바람 자유로운 곳 바람처럼 와서 살다

너는 언제 이렇게 자라 근심처럼 가득한다

저절로 푸르게 자란 들판 같은 생각아

 

이 편한 그리움도 풀 자라듯 자라나면

잡을 수 없던 너는 무슨 구름 피워 올까

이 풀밭 비가 내리면 내가 젖어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