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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오승철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6.01.17 22:29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2271

============================목  차============================================

노을새-변시지 그림, 압록강 단교(斷橋), 석파시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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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새

-변시지 그림

 

두 눈 뜬 아내 몰래 농협 빚 살짝 얻어

섬 하나 늙은이 하나

그 외로움 사들였네

말처럼 들레는 바다

그 바다를 사들였네

범섬과 이마를 맞댄

조가비 목로주점

이승에서 딱 한 번 그와 마주 앉았었네

등 뒤에 갈옷빛 바다

걸쳐 입고 있었네

방어떼도 하늬바람도

돌아오는 서귀포 가을

먹빛으로 흘려버린

내 인연의 노을새

이 세상, 저 세상 사이 그 그리움 사들였네

 

 

압록강 단교(斷橋)

 

 

자 받게, 이 사람아, 아니면 따르던가

내가 니 보러왔지

누굴 보러 왔겠나

아, 얼른 이 잔 안 받어 팔 떨어지겠어

단둥과 신의주 사이 뚝 끊긴  철교처럼

삐걱이는 이 환상통아

팔 떨어지겠어

압록은 어디로 뜨고 가을만 흐르는 강

 

안고 파라,

아직은 내가 이승의 노래일 때

돌아서면 남보다 더 낯선 내 사람아

아, 얼른 이 잔 안 받어

팔 떨어지겠어, 썅

 

석파시선암

 

서중천이 놓쳤을까

가시천이 놓쳤을까

물 따라 길을 따라 내려오던 골짝 하나

선연한 발자국이네 발자국도 물발자국

우리가 걸어온 길도 발자국이 아니랴

장끼의 긴 목청도 그 목청을 듣는 귀도

봄 한 철 이승에서의 떠도는 발길 아니랴

내 이름, 내 이름이 부끄럽고 부끄런 날은

탱자나무 밑동에 감귤 순 접붙이듯

돌밭에 반생을 붙인

그 사내를 찾아간다

*석파-강문신 시인의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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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 시집에 <터무니 있다> 등 세 권이 있고, 중앙시조대상 등을 받았다.

 

[출처 시조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