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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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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경화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6.01.12 23:12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717

=======================================목  차============================================

침묵/  그 푸른 소리 -어느 청각장애인에게/ 극락강변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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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그 푸른 소리

— 어느 청각장애인에게

 

 

1.

그 사람의 소리는 살아서 움직인다

 

하늘 높이 그네 타는 아이 얼굴을 지나 강아지 목에 흔들리는 방울 속에 숨었다가 여인의 빨간 하이힐에 밟혀 찍히기도 한다. 달리는 자전거 휠의 반짝임에 머물거나 떼 지은 참새들의 날갯짓에서 퍼덕이다 이리저리 비벼대는 나뭇잎에 앉기도 한다. 그의 소리는 밝은 눈을 지니고 있어 물수제비로 퍼지는 빗방울에도 스며있다. 긴 그림자 뒤로 하고 바다에 이르면 파도는 소리에 소리를 하얗게 끌고 올 것이다

 

어둠이 채 내리기 전 더 반짝이는 노랫소리

 

2.

 

소리 내며 피는 꽃을 본 적이 있었던가

가지마다 손가락 펴 말 틔우는 산수유

조용히 빛나는 시간

한 세상이

불거진다

 

 

극락강역 인근

 

멈춘 듯 흐르는

 

놀 비친 강을 지나

 

뒷짐 지고 서성이는

 

할머니의 휜 등처럼

 

기차가 달리는 한 때

 

그리움도 둥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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