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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강재오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6.01.14 12:36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790

========================== <차   례>===============================

불면의 밤, 빗돌을 세우고, 비 오는 날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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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낯익은 기침 소리

 

보라색 장막을 걷고

미련의 문을 열면

 

아릿한 바람을 타고

불면의 창을 넘는다

 

속살이 부끄럽게

겉옷 속옷 벗어 높고

 

감췄던 사랑이며

눈물까지 꺼내 높으면

 

당신은 그리움의 두께만큼

뒷걸음을 치고 있다.

 

 

빗돌을 세우고


 

유산된 언약을

양지 틈에 묻어 놓고

 

헝벌 같은 통곡으로

빗돌마저 세우지만

 

아무도

내 사랑을 위해

눈길 주지 않았다

 

눈물은 내 아픈 늑골을 적시고

 

겉망의 무게는

빈 가슴에

차오르지만

 

소중한

약속 하나는

심연에다 묻고 산다

 


비 오는 날의 바다

 


바다 위에 가로놓인

붉은 다리를 지나면

나즈막한 바다는 하염없이 뒤척이며

하늘을

닮은 빛깔로

검푸른 무명옷을 감고 있었다.

 

저승같이 내리는

그리움을 보려고

갯벌을 보채면서 손바닥을 펴보면

별빛도

사라진 바다는

절절히 방울 튀며 꿇고 있었다.

 

출렁이며, 뒤척이며

끓임없는 몸부림으로

심연의 간절한 갈증까지 마셔 가며

바다는

가쁜 숨 내쉬며

끓임없는 파도로 울고 있었다.